2012년 신년 행사로 김정운 교수 특강을 들었다.
2012년 화두인 "소통"과도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었던 것 같다.
강연 내용 중 인상 깊었던 부분만 한줄로 요약하면,
"지금 여기서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해서, 매 순간 감탄하고 좋아하는 것을 해라!"이다.
사실 행복은 모든 사람들이 원한다.
그러면서도 얻기 쉽지 않은 것이 행복이다.
삶의 어느 순간에, 누구나 한번쯤은 "행복"에 대해서 고민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랬다.
구체적으로 "행복"이라고 부르지 않더라도, 나 자신에 대해서, 미래에 대해서, 원하는 삶에 대해서 누구나 끊임없이 돌아보고, 내다보고, 추구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나름의 방향성을 찾는다.
20대 초반에 나름 치열하게 고민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사이에서 길을 잃기도 했고, 방향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때 했던 고민들, 그때 했던 선택들, 후회들, 경험들, 그리고 만났던 사람들.
그 모든 것이 어우러져 지금의 내가 있고, 앞으로의 나를 만들어갈 것이다.
강연을 듣고, 다시 찾아본 책 <나는 아내와의 결혼을 후회한다>
사실 이 책이 처음 서점에서 보고 "문화 심리학"이라는 점에 끌려 서문을 읽어보았다.
그리고 서문만 보고 제대로 읽어보지 않았는데, 지금이라도 읽어 봐야겠다.
흔히 심리학을 전공했다고 하면, 사람들의 반응이 있다.
흠칫 놀라며,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알 수 있어?"라고 묻는다.
이제는 여유롭게 웃으며, "심리학이지 관심법을 배운게 아니야 ㅎㅎ"라고 말한다.
그리고 내가 학부 때 배웠던 심리학은 정말이지 극히 심리학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오히려 사회에 나와서, 관련 서적을 읽으면서(요즘은 정말이지 심리학을 토대로 한 유익한 교양 서적들이 많이 나온다.) 그때 미쳐 깨닫지 못했던 것들을 이해하고 넓혀 나가고 있다.
모든 인문학이 그렇듯이 심리학은 하나의 세상을 보고, 설명하는 "관점"을 넓혀주는 창이라고 생각한다.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이렇게 설명할 수 있고, 반대로 그 틀을 이용해서 새로운 것을 만들 수도 있다.
학부 때 인문학을 배우면서 내가 느끼고 갈망했던 것이 바로 그것이었다.
이러한 시선, 이러한 사고방식으로 뭔가 새롭고 다양한 것을 만들어 볼 수 없을까?
내 스스로 구체화 시킬 수 있는 것이 있지 않을까?
아무튼 김정운 교수님의 특강은 여러 모로 현재의 방향을 다시 돌아보게 하는 좋은 계기였다.
특히 "감탄"에 대해서.
"감탄하라! 그러면 삶이 즐거워 질 것이다!"
매순간 감탄하고 재미를 느끼다 보면, 결과가 아니라 과정 자체를 즐기고, 결국 결과로 감탄할 만하게 나타난다.
내 경우에는 "감탄"이라는 단어가 아니라 "놀라움"이라는 단어로 느낀 적이 있었다.
호주에서의 생활은 지금 돌이켜 보면 어려움도 많았고, 스스로에게 실망도 많이 했고, 무료하면서도 한편으론 버라이어티했다.
그 때가 지금까지 내 삶에서 가장 한가하면서도 바빴고 여행을 많이 했고, 질문도 많이 던졌던 때였다.
세상의 중심 울룰루에서의 일몰, 그리고 바이런 베이에서 비로소 마음껏 느꼈던 남반구의 반짝반짝 빛나는 하늘.
이것들을 보고 새삼 "놀라움"을 느꼈다.
어렸을 때 부터 "일몰"은 가슴 벅차게 느껴지는 무언가가 있었다.
당시 매일같이 일몰을 바라보던 때가 있었다.
특별한 이유는 아니었고, 단지 클럽 활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그때가 해가 지는 시간이었고, 집으로 도착하기 직전 해지는 하늘을 보면서 걷는 짧은 구간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해가 질 무렵의 하늘은 붉은 색과 보라색이 신비롭게 어우러져, 그저 "아, 아름답다!"라는 가슴 벅찬 감동을 느끼게 했다.
매일 매일 그런 하늘을 보며 집에 갔다.
그리고 그때도 어렴풋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지금 이 장면을 가슴 속에 새겨넣고 싶다.'
그 시절은 지금 생각하면 매우 짧았지만, 사진처럼 한켠에 남아 있다.
그 이후로 해가 지는 것을 바라보면서 아름답다고 느낀 적이 몇 번이나 있었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호주에서 나름 힘들었던 시절 바라보았던 울룰루에서의 일몰이, 쏟아질 듯한 까만 하늘의 별들이 그때의 감동을 일깨워주었다.
그리고 생각해 보니, 지금 이 순간 모든 것이 다 신기하고 놀랍게 느껴졌다.
내가 지구 반대편의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마음을 주고 내 주변에 함께 있는 친구들이.
새삼 놀라웠다.
"감탄할 일이 있어야 감탄하지."라고 생각하는 이들을 위해서
이런 말을 할 수도 있겠다.
'아니 살면서 감탄할 일, 놀라운 일이 있어야 감탄을 하지..;;'
이 말은 처음부터 뭔가 이상하다.
'감탄할 만한 일'은 누가 정의하는 것일까?
어디에도, 검색을 해봐도, 감탄할 만한 일에 대한 정의는 없다.
각자의 삶에서 찾는 것이다.
아주 사소한 것에서도 감탄할 만한 것이 생긴다.
사실 나에겐 앞에서 말했듯이 "감탄할 만한 것"이라는 말보다 "놀라운 것"이라는 말이 더 와 닿는다.
아주 작은 것에서 비롯된 "차이"가 여러 가지 사소한 것들이 엮어져 만들어진 "우연"들이, "인연"들이 나에겐 너무나 놀랍고 신기할 따름이다.
그리고 그런 놀라움을 발견하게 되면, 소중해 진다.
소중해 지면, 사소하지만 마음을 다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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