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9/08/25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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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보려고 했었던 영화가 있다. 바로 이 영화 <파니 핑크>였다.
공부하려고 일찍 나간 학교에서 우연히 대출 목록을 살펴보았다. 이 영화는 몇 달전 대여 순위 50위에 있었다. 목록이 50위까지만 있었기 때문에, 이 영화가 그 달의 대여 순위 51위만 되었어도 나는 또 이 영화를 보는 것을 미뤘을 것이다. 다행히 50위에 랭크가 되어 오늘 나는 우연히, 혹은 의도적으로 이 영화를 보게 되었다.
Non, je ne regrette rien - Edith Piaf
이 영화는 에디트 피아프의 "아니요, 난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요"로 시작한다. 에디트 피아프의 이름조차 생소한 나 조차 이 노래는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익숙한 노래였다.
주인공 파니는 진정한 자신의 이야기를 할 사람이 없는, 더 솔직하게 말하면 아무도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여기는 이십대 후반의 여자이다. 스스로 결핍을 느끼고 사랑에 매번 실패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으면서도 누군가의 사랑을 갈구한다. 파니는 어떻게 보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외로움을 느끼는 여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믿어지는가? 그녀는 아직(?) 이십대 후반이다. 하지만 그녀의 행동, 생각은 지금의 기준에서 볼때 마치 30대 노처녀 처럼 행동한다.
이렇게 인생에서 결핍을 느끼고 죽음을 항상 염두에 둔채, 살아가는 그녀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노래 "아니요, 난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요"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될 듯 하다. 그건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나서 각자가 판단하면 좋을 것 같다.
오르페오
이 영화를 함께 이끌어가는 파니의 친구이다. 정말도 기이하면서도 유쾌하고 그리고 현실과 환상의 중간에 존재하여 결국 이상의 세계로 사라져 버리는 캐릭터이다. 아프리카와 독일의 피를 갖고 있는 흑인, 그리고 게이, 그리고 점성술사. 오르페오는 등장하는 순간부터 마지막까지 배경과 어울리지 않으면서도, 어디론가 사라져 버릴 것 같은 아슬아슬한 불안감, 그리고 그 불안감 속에서 주눅들지 않고 오히려 오롯이 떠오르는 당당함 사이를 왔다갔다 한다. 적어도 내가 접한 캐릭터들 중에서 가장 불안정하고, 그러면서도 그 자체로 의미를 갖는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그는 어쩌면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는 캐릭터 같기도 하다. 그는 마치 인디언들이 인생의 한 고비에서 찾아가 조언을 구하는 마을의 점성술사 혹은 나이 지긋한 예언자, 동시에 언제든 옆에 있어주는 친구처럼 느껴진다. 죽기 직전 그가 한 말이 인상 깊다.
너의 미래는 너의 앞에 있는 모습이야.
그러니까 아무것도 두려워 하지마.
오직 '지금'만을 갖고 살아."
지금, 여기, 이 시간
어쩌면 이 영화는 "시간"에 대한 영화일지도 모른다. 나이 들어가는 것에 대해, 변하는 것에 대해, 사라지는 것 혹은 죽어가는 것에 대해, 사랑에 대해. 결국 "시간" 과 관계된 영화이다.
현재를 살라는 말. '지금'만을 갖고 살아가라는 말은 얼마나 역설적인가? 나의 뒤에 있는 나의 모습은 결국 오늘의 나를 만든다. 나의 앞에 있는 나의 모습은 지금 내 모습을 반영한다. 사실 오르페오는 한가지 말을 덧붙인다. 시계는 차지 말라고. 시계는 항상 지금이 어디에 있는지만을 말해준다고. 사실 중요한 것은 지금이 몇시인지가 아니다. 내 뒤에 있는 나와 내 앞에 있는 나 사이에 존재한 나. 그 관계에서 '지금의 나'를 인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시계는 의미 없는 것이다. 오히려 파니의 어머니처럼 밤에 자다가 '틱틱틱'하면서 시간이 나를 두고 흘러가 버리는 듯한 두려움 만을 심어준다.
파니에게 필요한 것은?
아무도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파니'에게 중요한 것, 필요한 것은 사랑을 채워줄 수 있는 연인일까? 그녀에게 중요한 것은 특정한 누군가가 아니라, 시간 속의 자신을 찾는 것이다. 죽음에 대한 준비, 사랑에 대한 갈구, 지나간 연인에 대한 회상. 그녀의 뒤와 앞에 있는 것들로부터 현재의 자신의 의미를 찾아내는 것이다.
Non, je ne regrette rien
그렇기 때문에 내겐 영화의 시작과 끝을 장식하는 이 노래가 역설적으로 들리지 않았다. 모든 것을 후회하면서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는다고 스스로에게 되뇌이는 노래가 아니다. 나의 뒤에 있는 과거는 결국 나를 여기에 존재하게 한다. 그리고 현재의 나는 내 앞에 있는 나를 향해 나아간다. 아무것도 후회할 것은 없다. 그 사실을 직시하고 있는 한.
아니요, 난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아요
Non ! Rien de rien
Non ! Je ne regrette rien
Ni le bien qu'on m'a fait
Ni le mal tout ça m'est bien égal !
아니요! 그 무엇도 아무 것도.
아니요! 난 아무 것도 후회하지 않아요,
사람들이 내게 줬던 행복이건
불행이건 간에. 그건 모두 나완 상관없어요!
Non ! Rien de rien
Non ! Je ne regrette rien
C'est payé, balayé, oublié
Je me fous du passé !
아니요! 그 무엇도 아무 것도.
아니요! 난 아무 것도 후회하지 않아요.
그건 대가를 치뤘고, 쓸어 버렸고, 잊혀졌어요.
난 과거에 신경쓰지 않아요!
Avec mes souvenirs
J'ai allumé le feu
Mes chagrins, mes plaisirs
Je n'ai plus besoin d'eux !
나의 추억들로
난 불을 밝혔었죠.
나의 슬픔들, 나의 기쁨들
이젠 더 이상 그것들이 필요치 않아요!
Balayées les amours
Et tous leurs trémolos
Balayés pour toujours
Je repars à zéro
사랑들을 쓸어 버렸고
그 사랑들의 모든 전율도 쓸어 버렸어요.
영원히 쓸어 버렸어요.
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거예요.
Non ! Rien de rien
Non ! Je ne regrette rien
Ni le bien, qu'on m'a fait
Ni le mal, tout ça m'est bien égal !
아니요! 그 무엇도 아무 것도.
아니요! 난 아무 것도 후회하지 않아요,
사람들이 내게 줬던 행복이건
불행이건 간에. 그건 모두 나완 상관없어요!
Non ! Rien de rien
Non ! Je ne regrette rien
Car ma vie, car mes joies
Aujourd'hui, ça commence avec toi !
아니요! 그 무엇도 아무 것도.
아니요! 난 아무 것도 후회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나의 삶, 나의 기쁨이
오늘, 그대와 함께 시작되거든요!
- 2009/07/29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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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관심있게 보던 주간지 시사in 렛츠리뷰에 당첨되어 즐겁게 보고 있습니다.
이번주 커버스토리는 "팬클럽 민주주의"인데요. 딱딱하고 멀게만 느껴지는 정치인과 시민들이 "팬클럽"이라는 매개로 소통을 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팬클럽 민주주의"라 이름 붙인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정치인들의 다양한 팬클럽을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제가 지금부터 쓰려고 하는 리뷰는 제 97호 중에서 [특집] 탄소시장의 본격 출범과 세계 자본주의 1편에 대한 것입니다.
우선 탄소배출권 거래(Cap and Trade)법에 대해서 생소한 만큼 그것이 무엇인지가 궁금했습니다.
이번 호에는 탄소배출권 거래법이 지난 6월 미국에서 어떻게 통과되었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며, 세계적인 환경과 자본주의와 연결하여 설명하고, 이 법안의 전망에 대해서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그래서 탄소배출권이 무엇이고, 자세히 알 수 있어서 무척 유익했던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환경 문제에 큰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탄소배출권을 물건처럼 거래 한다는 것에 흥미를 느껴, 이번 호에서 가장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그럼, 탄소배출권에 대해서 시사 in에서 읽은 내용을 바탕으로 제 생각을 간단히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탄소배출권 거래법은 아직 하원밖에 통과하지 않았습니다. 가을에 열리는 상원에서 이 법안이 통과된다면 12월 유엔기후변화회의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과연 탄소배출권 거래는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이것은 세계적인 환경 문제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사실, 저는 환경 문제에 대해서 매일매일 생각하고 살아가는 사람은 아닙니다. 오히려 하루하루 실생활에서 부딪치는 문제에 더 고민하고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는 사람 중 한명이죠. 하지만 요즘 환경, 혹은 지속가능한 성장, 녹색 성장 등의 이슈는 우리 나라 뿐 아니라 세계적인 관심사이자, 흐름인 것 같습니다. "환경"이라는 것이 당위론적 문제 인 것 같으면서도 사실은 우리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문제라는 거죠.
환경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는 것은 우선 여기까지 하고 "탄소배출권거래법"에 초점을 맞춰보도록 하겠습니다.
이 법안은 말그대로 탄소를 배출할 수 있도록 허용된 권한을 마치 물건처럼 사고 팔 수 있도록 하는 법안입니다.
우리 나라에서 하고 있는 쓰레기 종량제를 예로 들어보자면 쓰레기를 버릴 때 사용하는 규격 봉투를 사람과 사람이 사고 파는 거죠. 예를 들어, 한달에 규격봉투를 10장씩 샀는데, "갑"이 쓰레기를 적게 만들어서 3장이 남고, 이번달에 "을"이 쓰레기가 많이 나와서 부족하면 "갑"에게서 쓰레기 봉투를 살 수 있는 것고 같은 원리로 "탄소배출권"을 사고 팔 수 있게 됩니다.
만약 쓰레기 봉투 가격이 비싸진다면 당연히 사람들은 쓰레기를 적게 배출하려고 노력하겠죠.
이와 마찬가지로 탄소배출권이 정해지고 거래된다면, 각 국가들은 탄소를 적게 배출하기 위한 노력을 하여 배출권을 절약하고, 더 나아가 절약한 배출권을 팔아서 이익을 얻으려고 하겠죠.
이것이 탄소배출권거래법에 대한 기본적인 설명입니다.
이 법안에 대한 제 의견은 한마디로 "빚좋은 개살구"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우선 배출권을 사고 판다는 것,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사고 판다는 것에 대해서 구체적인 예상은 못하겠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생각인 탄소배출을 줄이는 기술을 개발하게 하여, 결과적으로 환경을 보호하고자 한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한가지 씁쓸한 것은, 환경보호라는 취지에 "자본의 논리"인 "돈"이 개입한다는 것이죠.
하지만 "돈"이 국제사회에서 강제력 혹은 유도력을 갖고 있다면 이 법안은 나름 효과적인 법안이 될 것 같습니다.
보다 구체적으로 논의해야 할 부분은,
탄소배출량을 어떻게 정하고, 배출권의 가격은 얼마로 하며, 거래 시 일어날 수 있는 제반 문제에 대한 규제 등이 있겠죠.
이 과정에서 본래의 목적이었던 "환경 보호"가 아닌 각국의 이익을 조금이라도 확대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된다면 이 법안이 정말 "빚좋은 개살구"를 넘어서 또 하나의 골칫덩이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을 것입니다.
환경 문제에 자본주의적 해결의 칼을 들이댔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양날의 칼과도 같다고 생각합니다.
그 양날의 칼이, 환경을 향해 나아갈 지, 이권 다툼을 향해 나아갈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우선 미국 내에서도 아직 상원을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에 아직 논의할 시간은 남아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호 시사in을 통해서 이 법안에 대해서 알게 되어 만족스럽습니다.
특집 다음편에서 이 법안에 대한 어떤 기사가 나올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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